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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기 Story

딱 그 정도였다.

by 청개구리! 2023. 3. 22.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느낄 때? 

이 나이가 되다 보니까 느끼는 게 많아요.?
그때는 좋았던 추억을 떠올리자마자 
바로 나빴던 기억이 그 위를 덮어버린다.
사람은 간사하다.
늙는다는 것은 뻔뻔스러워지는 것인지 모른다.
자신은 자존심에는 더 큰 상처가 남았고...

오랜 기간 보지 않았던 친구를 생각한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나인줄 알았는데. 
예전에 만났던 한 친구는 나에 대해서 모르는 게 없다
가끔 생각을 멈추고 싶을 때가 있다. 
모든 행동에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니까요. 
나에 대해 알고 난 상태에서 만나기 너무 불편하고 피곤함을 느낀다.
어느 순간 제가 아무한테도 연락을 안 하게 되고 안 만나게 되더라고요 

살다 보면 마음 편히 산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 알게 되는 요즘이다.

굳이 만남을 피할 필요는 없겠지만.....? 
딱 그 정도였다.
이런 일에 흔들리며 스트레스를 받는 나 자신이 싫었다.
정으로 맺어진 관계에서 그 상처가 쉽게 아물지가 않는다.
트라우마처럼 기억 속에 뿌리를 깊이 박고 있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 자신을 불신하고 의심하고 있었다. 
별 거도 아닌 거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예민하고 미세하고 섬세한 것들이 갈등의 원인이다. 
때로는 감정을 느끼는 것이 불편하고 부담스럽다
나만이 느끼는 감정이다.

“나도 몰라.”
구차하게 이러니 저러니 설명하기도 변명하기도 싫어진다.
세월과 함께 자연스럽게 마음속에서 멀어져 가고 있다.
이 나이가 되다보니까....? 
이별이란 게 희귀하지도 않고 낯설지도 않은
오히려 점점 더 익숙해져 가고 있는 일상의 한 부분이 되어가고 있다 
나이가 점점 들다 보니 사람들을 만날 기회도 줄어들고, 
정말 친한 친구들이 아니면 만나지는 않는다.
나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거나 내가 위안을 받고자 만난다.
이런 경향은 나이가 들수록 더 심해지는 거 같다. 
주변사람들 고민을 들을 때 내가 해줄 말이 점점 없어질 때. 
내가 나이가 들었구나...?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모두 다 불편해지는 증상)현상이라고들 하지만
나머지 시간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정신건강. 신체적 건강. 내가 나를 돌보야 했다
나이가 들수록 챙겨야 하는 것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지금도 만나기 어려운 친구들을 앞으로는 더 만나기 힘들지도 모른다.
지금은 감정도, 생각도 많이 달라졌다.
나는 집에서 소박하고 정갈하게 살고 싶다.

2023.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