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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재 허백련선생 ; 연강첩장도 (煙江疊嶂圖)

by 청개구리! 2014. 8. 11.

 

 

 

 


의재 허백련선생 (許百鍊, 1890년 ~ 1977년)
(화가/동양미학)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

書王定國所藏煙江疊嶂圖(서왕정국소장연강첩장도)-소식(蘇軾)
왕국정이 소장한 연강첩장도에 글을 쓰다

 

 

살아있는 동영상으로 본 한 폭의 그림처럼 또 다른 동양화 한 폭,
왕진경의 산수화 ‘
연강첩장도 (煙江疊嶂圖)’
의 그림을 보고 읇은 소동파의 시다.
왕진경은 풍경화를 잘그렸고 동파의 시집에는
그의 그림을 보고 적은 시가 많다.
동파 자신도 그림을 잘 그렸으며 그림을 감상하는 식견이 뛰어났다.
동파 시 특유의 회화적 아름다움이 유감없이 표현된 시라는 평가가 인상적이다.

 


江上愁心三疊山(강상수심천첩산) :    강 위의 마음 점점이 보인 산

浮空積翠如雲煙(부공적취여운연) :    구름 안개처럼 푸르스름 쌓여
山耶雲耶遠莫知(산야운야원막지) :    저 멀리 산인지 구름인지 아득하구나

煙空雲散山依然(연공운산산의연) :     안개 걷히고 구름 흩어지니 산은 그대로 남아

但見兩崖蒼蒼暗絶谷(단견량애창창암절곡) :     깍아지른 절벽 사이 검푸르고

中有百道飛來泉(중유백도비내천) :     갈래 갈래 틈새로 떨어지는 물줄기
縈林絡石隱復見(영림락석은복견) :     엉긴 숲 이어진 바위 숨은듯 다시 나타나고

下赴谷口爲奔川(하부곡구위분천) :    골짜기 아래로 콸콸 계곡물이 흐르네
川平山開林麓斷(천평산개림록단) : 산이 열리고 냇물 평평한데 숲 기슭 가파른 곳에

小橋野店依山前(소교야점의산전) : 작은 다리와 시골 주막이 산을 붙어 눈 앞에 보인다

行人稍度喬木外(항인초도교목외) : 행인은 조금씩 교목 밖으로 건너가고

漁舟一葉江呑天(어주일섭강탄천) : 가랑잎 같은 고깃배 뜬 강은 하늘에 하늘이 잠겨있다

使君何從得此本(사군하종득차본) : 그대는 어띠서 이 그림을 구했는가

點綴毫末分淸姸(점철호말분청연) : 붓 끝으로 놀리어 맑고 고운 경치를 가려냈구나

不知人間何處有此境(부지인간하처유차경) : 인간세상 어디에 이런 곳이 있을까

徑欲往買二頃田(경욕왕매이경전) : 바로 가서 이 경의 밭을 사고 싶구나

君不見武昌樊口幽絶處(군부견무창번구유절처) :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무창 번구의 고요하고 깊숙한 곳을

東坡先生留五年(동파선생류오년) : 동파 선생이 여기서 오 년을 머물러 살았다네


그림을 자신의 눈앞에 펼쳐진 듯 마치 영화라도
한편 보는 듯이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春風搖江天漠漠(춘풍요강천막막) :  봄바람이 강물을 흔들고 하늘은 막막
暮雲捲雨山娟娟(모운권우산연연) :  저녁구름 흐르고 비 그친 산 곱기도 하다

丹楓飜鴉伴水宿(단풍번아반수숙) :  갈 가마귀 단풍잎따라 물 위에서 같이 자고

長松落雪驚醉眠(장송낙설경주면) : 소나무 쌓인 눈이 떨어져 술취한 나를 깨운다.

桃花流水在人世(도화류수재인세) : 복숭아꽃 흐르는 물 이 세상에 있는데

武陵豈必皆神僊(무능개필개신선) : 무릉도원이 어찌 반드시 신선세계에만 있다더냐

江山淸空我塵土(강산청공아진토) : 강산은 맑고도 고요한데 나는 진토에 있어

雖有去路尋無緣(수유거노심무연) : 가는 길 있다해도 찾아가려니 방법이 없도구나

還君此畫三嘆息(환군차화삼탄식) : 그대에게 이 그림을 돌려보내고 세 번을 탄식하노니